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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성찬례 성서정과

2014년 3월 19일 (성요셉/ 사순13일/사순2주간 수/ 백) 성찬례 성서말씀

 

 

2014년 3월 19일 (성요셉/ 사순13일/사순2주간 수/ 백) 성찬례 성서말씀

 

사무하 7:4-16

4 그 날 밤, 야훼의 말씀이 나단에게 내렸다.
5 "너는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나 야훼의 말이라 하고 이렇게 일러라.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
6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던 때부터 지금까지 천막을 치고 옮겨 다녔고, 집 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7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여기 저기 옮겨 다니는 동안, 내 백성 이스라엘을 맡겨 보살피게 한 어느 영웅에게 어찌하여 나의 집을 송백으로 지어주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더냐?'
8 너는 이제 나의 종 다윗에게 만군의 야훼의 말이라 하며 이렇게 일러주어라. '나는 양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내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삼았다.
9 그리고 나는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원수들을 네 앞에서 쳐 없애버렸다. 세상에서 이름난 어떤 위인 못지않게 네 이름을 떨치게 해주리라.
10 또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이 머무를 곳을 정해 주어 그 곳에 뿌리를 박고 전처럼 악한들에게 억압당하는 일이 없이 안심하고 살게 하리라.
11 지난날 내가 위정자들을 시켜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던 때와는 달리 너희를 모든 원수에게서 구해 내어 평안하게 하리라. 나 야훼가 한 왕조를 일으켜 너희를 위대하게 만들어주리라.
12 네가 살 만큼 다 살고 조상들 옆에 누워 잠든 다음, 네 몸에서 난 자식 하나를 후계자로 삼을 터이니 그가 국권을 튼튼히 하고
13 나에게 집을 지어 바쳐 나의 이름을 빛낼 것이며, 나는 그의 나라를 영원히 든든하게 다지리라.
14 내가 친히 그의 아비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 만일 그가 죄를 지으면 나는 사람이 제 자식을 매와 채찍으로 징계하듯 치리라.
15 그러나 내가 일찍이 사울에게서 내 사랑을 거두었지만 그에게서도 그처럼 내 사랑을 거두지는 않으리라.
16 네 왕조, 네 나라는 내 앞에서 길이 뻗어나갈 것이며 네 왕위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시편 89:27-36

27 나는 그를 맏아들로 삼아 ◯ 세상 임금 중에 가장 높은 임금으로 세우리라.
28 그에 대한 나의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고 ◯ 그와 맺은 나의 계약, 성실하게 지키리라.
29 길이길이 그의 후손 이어 주리니, ◯ 그의 왕조는 하늘이 무너지기까지 이어가리라.
30 그러나, 만일 그의 자손이 나의 법을 저버리고 ◯ 내 계명을 따라 살지 않으면,
31, 32 내 명을 어기고 정해 준 법도를 지키지 않는다면: 나는 그 죄를 채찍으로 다스리고 ◯ 그 잘못을 매로써 치리로다.
33 그러나, 사랑만은 거두지 않으리라. ◯ 성실만은 지키리라.
34 맺은 계약 틀림없이 지키고, ◯ 내 입으로 말한 것 변경하지 않으리라.
35 나의 거룩함을 걸고 한번 맹세하였거늘 ◯ 나 어찌 다윗을 속이겠느냐?
36 그의 후손은 길이길이 이어지고 ◯ 그의 왕조, 내 앞에서 태양과 같으리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로마 4:13-18

13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에게 세상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것은 아브라함이 율법을 지켰다 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하셨기 때문에 하신 약속이었습니다.
14 만일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만이 상속자가 될 수 있다면 믿음은 무의미하게 되고 그 약속은 무효가 됩니다.
15 법이 없으면 법을 어기는 일도 없게 됩니다. 법이 있으면 법을 어기게 되어 하느님의 진노를 사게 마련입니다.
16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상속자로 삼으십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베푸시며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만 아니라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곧 아브라함의 모든 후손들에게 그 약속을 보장해 주십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성서에 "3)내가 너를 만민의 조상으로 삼았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3)창세 17:5.
18 아브라함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믿어서 마침내 "4)네 자손은 저렇게 번성하리라." 하신 말씀대로 "만민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4)창세 15:5.

 

마태 1:18-25

18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20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22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23 "1)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1)칠십인역 이사 7:14.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25 그러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고 지내다가 마리아가 아들을 낳자 그 아기를 예수라고 불렀다.

 

<본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종 다윗의 가문에서 요셉을 선택하사, 육신으로 나신 성자 예수의 보호자이며 동정 성모 마리아의 배우자로 삼으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그의 바른 생활과 순종을 본받아 항상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

사순13일째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요셉 성인의 축일로 지킵니다.

예수님은 동정녀이신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나셨습니다. 동정녀 탄생은 생물학적 기적 이야기가 아니라 신학적인 이야기로 보아야 합니다.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통한 “뜻밖의 소식”으로서의 구원이, 인간적 계획과 노력 이전에,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이고, 이를 받아들인 마리아의 믿음과 순종을 “동정성”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본래 의도했는 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하느님의 은총이 인간에게는 스캔들로 경험된다는 현실적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구원의 이야기에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입니다.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 인물입니다.
요셉은 바로 인간의 현실에 하느님의 무조건, 무차별한 은총이 스캔들로 경험되는 현실 속에서 그 구원의 신비를 인간들끼리 확인하는 “법대로”의 원칙을 넘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경험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고 위대합니다.
얼마나 많은 경우에 법대로 사는 이들이 법대로 주장하여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기회들을 망치는 지 모릅니다.

요셉은 법대로를 포기하면서 자신의 믿음도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시켜야 했습니다. 자신의 흔들림없는 확신과 계율을 믿음의 내용으로 삼는 대신에 불확실하고 의심이 섞인 믿음을 통해 하느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삶을 믿음의 길로 택했습니다.

혼전, 혼외의 자녀와 아내로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기꺼이 그는 하느님의 뜻이 그 모든 일들을 덮고도 남으리라는 믿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사랑과 은총”으로서 받아들이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의 섭리와 역사를 신뢰하며 자신은 드러남없이 사라지는 삶을 택했습니다.

요셉은 교회의 수호성인입니다. 교회는 바로 요셉처럼 이 세상에 뜻밖의 소식으로, 곧 이 세상의 상식적인 기대를 뛰어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구원을 이 세상에 드러내는 공동체입니다. 세상은 교회의 가르침과 사역을 일종의 스캔들처럼 여기게 됩니다. 조건을 따지고 차이를 강조해서 기득권의 질서를 누리려는 세상 사람들은 교회의 복음을 어리석고 불온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교회는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일에 대한 신뢰 안에서 자신의 확신을 불확실한 모색으로 바꾸고 자신의 정당함을 고집하기보다 약자들을 수용하는 관용으로 바꾸어 이 세상 안에 새로운 하느님의 사랑의 질서를 만들어내는 이들입니다.

요셉의 믿음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통해 예수께서는 세상의 죄를 구원하시는 사역을 이어가십니다. 우리의 믿음을 통해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함께 하시는 하느님, 곧 임마누엘 하느님의 현존을 보여주십니다. *